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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봄꽃처럼 살고 싶다.

by 전실근 2022. 3. 27.

라년큘러스
홍희아니오나움
복수초

나는 봄에 피는 꽃처럼 살고 싶다.

세월이 흘러 또 꽃피는 봄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꽃처럼 살다 간다. 겨울 내내 추위에 떨면서 빨리 새봄이 오기를 재촉한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면 또 겨울이 온다. 그러다가 어느 시기에는 이러한 계절을 모르고 사라진다. 이것이 우리 인생이다.

꽃이 없는 봄은 상상 할 수 없다. 그런데 한 송이 꽃이 피려면 모진 추위와 더위, 심한 장마와 가뭄을 견뎌야 한다. 그런 뒤에 꽃으로 혹은 잎으로 자신을 펼치는 것이다. 지난 여려 세월동안 어떤 꽃과 잎을 펼치고 싶었나하고 상념에 잠긴다. 새봄이 오면 꽃처럼 많은 꿈을 꾸어왔다. 그러나 스스로 바라던 아름다운 꽃을 제대로 피워 보지 못한 아쉬움이 항상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이름 모르는 한 송이의 들꽃처럼 살아온 것만은 틀림없다. 그 것도 아주 보잘것없는 꽃으로 말이다.

봄꽃처럼 맑고 향기로운 삶을 피우지 못하고 항상 허둥지둥 하면서 내 인생이 아무의미 없이 흘렸다고 본다.

겨울이 가고 새봄이 오면, 영국의 17세기 시인 핸리 킹 (Henry King, 1591~1669)'꽃을 관조하며' 라는 시 구절이 생각난다:

...................................................

너희들은 세월을 순종하지만 나는 항상 봄이기를 바란다.

내 운명은 겨울을 알려 하지 않고, 영원히 죽지 않고,

또한 죽음을 생각조차 않으려 한다;

오 나는 지표(地表)를 보고서

너희들 처럼 미소 짓고 명랑히 보일 수 있기를

...................................................

너희 향기로운 꽃들아 그러나 내게 가르쳐다오 내 숨결이

너희들의 숨결처럼 내 죽음을 감미롭게 하고 향기롭게 할 수 있도록.

 

우리 인생은 한때 꽃처럼 아름답게 피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시들어 낙엽처럼 가벼린다. 이 것이 바로 '生老病死' 라고 한다. 또한 '春夏秋冬'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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