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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싶다.

by 전실근 2022. 2. 3.

공수래 공수거 -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싶다.

경인년 한해가 저물기 이전에 필자는 미얀마를 여행했다. 2010121일 오전 630분경에 미얀마 양곤 센트럴 호텔 (Central Hotel)을 나셨다. 전날 현지 안내원이 알려준 옛 인도인들이 거주했던 곳을 찾아 갔다. 마침 그곳이 호텔 바로 뒤쪽에 있어 걸어서 다닐 수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거리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간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고 골목마다 농촌에서 가져 온 다양한 농산물을 파는 아낙네들이 많았다.

 

거리에서 만드는 즉석 음식은 주로 기름에 튀긴 음식이었지만 보기만 해도 침이 돌 정도로 맛있게 보였다. 이러한 음식들은 주로 집에서 끼니를 마련할 수 없는 서민층과 빈곤층에게 저럼한 가격으로 파는 간이 음식이었다.

 

이러한 간이음식을 요리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가족인가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쳐 버릴까 했으나 잠시 걸음을 멈추어 생각하다가 그들에게 접근하여 몸짓 언어로 저 음식이 먹고 싶으냐고 하니 고개를 끄덕 끄덕하기에 500 챠트 (우리돈 600원정도)를 한장 주니 즉시 음식을 주문하고서는 거스름 돈을 돌려주기에 가지라고 하니 싱긋이 웃으면서 거스름 돈을 호주머니에 넣고서는 받은 음식을 맛 있게 먹기 시작했다.

 

필자는 이런 식으로 10명 에게 간단한 식사를 사 주게 되었다. , 우리 돈 6천원 가지고 10명에게 한 끼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멏 푼 되지않는 적은 금액으로 배고파 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었다는 것이 흐믓했다기보다 우리도 한 때 이러한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니 눈시울이 젖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표정에는 조금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찾아 볼 수 가 없었다.

 

이것은 바로 불교에서 가르치는 "인생은 인생 그 속에 항상 고통의 요소가 있고, 고통의 원인은 욕망이고, 고통을 저버리기 위하여 욕망을 버리고 또한 욕망의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라는 데 기인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모습 또한 비참하거나 비굴한 걸인 처렴 보이지 않았고 다만 식사 한끼에 만족하는 순수하고 따듯한 기쁨만 있는 것으로 비쳐젔다. 10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 길 비행기 내에서 내 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한 마음에서오고,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온다. 하지만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겟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여전히 자기 이익에만 매달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이익에 헌신한다. 또한 추위에 떨어본 사람일수록 태양의 따듯함을 알고, 먹을 것이 없어 배고품을 당해본 사람일 수록 생명의 존귀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 언젠가는 모두 털고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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