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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한 토막 이야기

by 전실근 2022. 1. 31.

사진 중앙에 서 있는 소녀와 관련 '한 토막 이야기; 이 사진은 2014년 9월 초 터키 총회 시에 촬영

이 수필은 2016822~ 28일까지 개최한 제33회 국제사진예술연맹 총회시 일찍 도착한 Nero 이사의 딸과 관련된 한 토막의 이야기이다.

 

예술은 교육의 기초라고 말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Plato, 427~347 b.c.)의 명제를 역설한 아일랜드 극작가 죠지 버나드 쇼 (George Bernard Shaw, 1856~1950)예술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을 교육할 수 있는 유일의 수단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발단은 서울 총회 장소 인 그랜드 엠버서더 호텔에서 820일 토요일 오전 9시경이었다. 사협의 강상길 재무부장과 호텔 로비 한 구석에서 미리 도착한 참석자들과 그날 도착할 참석예정자들의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때 어제 오전에 도착한 FIAP 이사인 로메인 네로 (Romain Nero)씨가 허겁지겁 우리들에게 다가와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네로씨는 자기 부인과 9세인 딸과 함께 이번 총회에 참석하였는데 딸 Julia가 어제 밤부터 구토와 몹시 배가 아파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 어제 저녁에 무슨 음식을 먹었나하고 필자가 물어 보니, 네로씨는 딸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해서 그러면 아마도 장시간 비행과 기내 음식 관계가 아닐까 했더니, 아버지 네로씨는 Appendix (맹장)임이 틀림없다고 몇 번이고 강조를 하였다.

 

큰일이다 생각을 하고, 호텔 측에 응급조치를 부탁하니 토요일이라 의무실에 아무도 없으며, 빨리 종합병원으로 후송하여 응급치료를 받도록 권유하였다. 네로씨는 FIAP 이사로서 821일부터 22일 오전까지 이사회에 참석하여야 하고 또한 총회에 필히 참석을 해야 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강부장과 의논을 하여, 우선 종합병원 보다 호텔 주변의 가까운 내과병원에 가서 응급조치를 취한 뒤에 혹 맹장염으로 판단되면 수술을 위해 종합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마침 주변에 내과의원이 있어, 강부장이 네로가족 3명과 같이 급히 택시로 병원에 갔다. 찾아간 병원은 마침 영어도 아주 능숙한 여의사가 있어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맹장은 아니고 음식을 잘못 먹어 체했으니 약을 복용하면 근방 나을 것이라 하여, 처방해 준 약을 복용하게 한 후 몇 시간 지나자 구토와 진통도 멈추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만약 부모가 염려하였던 것처럼 맹장이라고 했다면, 그들 가족에게는 고통의 총회가 될 번했을 것이며 주최 측인 우리도 난감하기 그지없는 비상사태가 되었을 것이다.

 

필자는 이들 가족들과는 2012년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제31FIAP 총회 시부터 알게 되었는데 이때 네로씨는 FIAP 이사로 선임되어서, 한국이 총회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을 고려하여 다른 참석자와는 달리 가까운 접촉을 한데다, 작년 6월초 3주간의 유럽 여행 때 룩셈부르크에 들러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누었고 도시안내를 받은 적이 있었다. Julia아는 2012년 싱가포르, 2014년 터키 총회, 2016년 한국총회까지 연달아 3번 부모와 동행을 하였고, 많은 참석자들로 부터 귀여움을 독차지한 소녀는 자주 카메라 피사체가 되기도 했다. 이번 총회 때도 많은 참석자들이 이 소녀의 귀여운 모습을 많이 카메라에 담았다. 강상길 부장과 필자가 신속한 판단과 대응으로 큰 소동 없이 위기를 모면한 것이 기억에 남게 되었다.

 

이번 총회 마지막 날 이들 부부는 우리들에게 몇 번이고 감사를 전했고, 또한 귀국하여 곧 감사 메시지와 딸 Julia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살면서 이와 같은 일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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